Page 11 - flower jeou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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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문세족에 맞서 세운 조선, 관리들의 낡은 정신에 맞선 동학 농민 운동이 일
어나는 등 저항의 중심에는 항상 전주가 있었다. 나라와 백성을 생각하며 자
신을 희생한 위인들이 많이 나왔다고 하니 전주가 웬지 든든하고 강직하게 느
껴졌다. 외규장각 의궤를 프랑스에서 가져오게 한 박병선 박사와 조선 왕조 실
록을 지켜낸 단 한 곳이 전주라는 점이 신기하고 대단한 도시처럼 느껴졌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솔찬히 아고똥허네.’라는 표현이 재미있었다. 이 사투리
속에는 힘이 약한 사람이 상대의 의견이나 주장에 맞서 자기 뜻을 당당하게
표현하며 굽히지 않는다는 뜻이 들어있다.
또 우리는 근처에 위치해 있던 어진 박물관으로 향했다. 전주가 태조의 고
향인지라 태조의 어진이 그곳에 모셔져 있다고한다. 항상 책에서만 보던 왕의
어진을 직접 두 눈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설레왔다. 어
진 박물관에 들어서자 입구에서부터 고풍적이고 위엄있는 분위기가 느껴졌
다. 엄숙한 분위기에 어깨를 한껏 꼿꼿이 세운채로 어진 박물관에 들어갔다.
“와, 멋지다!”
청룡포를 입은채 그 당시 왕의 힘을 보여주는 어진은 생각보다 무척 멋졌다.
그 덕에 조선 시대에 왕이 어떻게 권력을 휘두를수 있었는지도 알게 되었다.
전주는 왕의 도시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백성의 도시이다. 왕이 잘못된 정
치를 행할때마다 전주인들은 '백성이 하늘이다'라는 정신을 강조했다고 한다.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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