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竹紙相婚生子淸風(죽지상혼생자청풍)
대나무와 종이가 혼인하여 자식을 낳으니, 그것이 바로 맑은 바람이어라.”
부채문화관에 발걸음이 닿으면 부채를 읊은 옛 시조가 마중을 나온다.
부채 중 부채로 손꼽이는 것이 바로 합죽선이다. 그 중 50개의 살을 가지고, 100번 접혀지는 합죽선이 바로 임금님 부채다. 왕은 검게 물들인 부채를 사용했으며, 왕비는 붉은 색을 썼다고 한다. 살 50개의 부채는 오직 왕만이 소장할 수 있었는데, 이처럼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부채로 신분을 구별하는, 법 아닌 법’이 있었던 것이다.
부유한 양반은 나전칠기로 만들어진 부채를 한겨울에도 들고 다니며 자신을 과시했다고 한다. 또한 단원 김홍도의 「씨름」을 보면 사람들이 부채를 다 들고 있다. 그만큼 조선 땅에서 부채는 필수품이자 사치품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부채는 흔히들 8가지의 덕, 팔덕(八德)을 가졌다고 회자된다.
첫째, 비를 젖지 않게 해주며, 둘째, 파리나 모기를 쫓아주고, 셋째, 땅에 앉을 때 깔개 역할을 해준다는 것이다. 넷째는 햇볕 가리개, 다섯째는 방향을 가리키는 지휘봉, 여섯째로 사람을 부를 때 손짓 대신 쓰이며, 일곱째로 빚쟁이와 마주칠 때 황급히 낯을 가릴 수 있는 역할을 한다. 마지막 여덟 번째 덕은 바로 남녀가 내외할 때를 말하는 것이다.
또한 예부터 단오날이 되면 임금은 신하들에게 전주의 합죽선을 나눠주었다고 한다. 이러한 ‘단오선’의 전통이 아직도 내려오고 있는데 노무현 대통령 시절, 김완주 전북도지사가 합죽선을 올리자 노 대통령이 이를 장관들에게 선물하여 해외 출장 때마다 가지고 다니게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부채문화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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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화번호063-231-1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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