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2 - flower jeou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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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이기도 했고, 제주도에 산다는 지역 특성상 혼자 가기도 불편했기에 특별히
관심이 있지는 않은 도시였다. 그래서였을까, 무려 천 년의 역사를 가진 도시라는
것을 알았을 때부터 나는 놀랐다.
『꽃심 전주』를 알고 나서 내가 가장 집중하며 본 것은 전주의 정신이었다. 책이
전한 것처럼, ‘스스로 말하지 않는, 풀어내는’정신이자 ‘전주가 자연스레 만든 품
격’인 전주의 대동, 풍류, 올곧음, 창신. 이 네 가지 정신은 우리 사회가, 사람이 발
전하고 성장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정신이기에 더욱 관심이 갔다. 특
히, ‘타인을 배려하고 포용하며 함께하는 정신(p21)’이라고 정의된 전주의 대동 정
신을 보며 고개를 끄덕인 것은 우리 사회에서도 가장 부족한 정신이라고 생각했
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어느 때보다 조각난 시간 사이를 살아간다. 침묵은 언제나 외롭고, 늘어
진 그림자에 날마다 숨겨야 했던 나는 웃음의 의미를 잃어버렸다. 그런데도 쉬이
웃음을 찾을 수 없던 이유는 어설픈 욕심 때문이었다. 우리는 스스로 빛나기 위
해 다른 사람의 빛을 빼앗아 와야만 했다. 조금 더 밝은 사람이 승리하는 게임 속
에서 날마다 살았다. 그렇게 우리는 철저히 파편화되어갔고, 시간의 잔재마다 개
인을 심고는 했다. 중요한 것은 친구와 가족과 이웃과 함께하는 것이란 사실을 잊
고 살았다.
그러던 중 『꽃심 전주』를 만났고, 대동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대동은 어쩌면 비
빔밥이 아닐까. 모든 것이 모여 하나 되는 정신. 우리를 꽃이라 정의한다면, 아직
봉우리뿐인 우리가 모두 저마다 잎사귀를 피워내기 위해 꼭 필요한 정신이다. 책
에서는 대동을 ‘한 그릇 밥을 공평하게 나누는 세상을 위한 아낙네의 비손(p56)’
이라고 표현했다. 이러한 대동 정신이 인간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동학농민 정신을
만들었고, 4·19혁명에 앞서 혁명의 도화선처럼 일어난 전북대 4·19운동의 정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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