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과 전주사고 : 유일하게 보존된 전주사고본 실록
「조선왕조실록」은 태조대부터 철종대까지 총 25대 472년간의 역사를 기록한 것으로, 그 분량이 888책에 이르는 방대한 역사서입니다. 실록은 세계사적으로도 그 유례가 드물어 1997년 세계기록문화유산에 등재되었습니다.
전주사고(全州史庫)는 1439년(세종21)에 설치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실록을 승의사, 진남루 등에 보관하다가 1473년(성종4) 경기전 동편에 실록각을 건립하고 여기에 실록을 비롯한 국가 중요 서적을 보관하기 시작하였습니다..
1592년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경기전 참봉 오희길, 태인 선비 손홍록과 안의를 비롯한 지역민들이 태조어진과 함께 실록을 정읍 내장산으로 옮겨 수호하였습니다. 내장산에서 1년간 지켜진 실록은 이후 아산, 해주, 강화도 등을 거쳐 1597년 평안도 안변의 묘향산 보현사 별전으로 옮겨져, 왜란이 끝날 때까지 보관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전주사고본 실록만이 유일하게 보존되었습니다. 조선전기 4대 사고 중에서 춘추관, 충주사고, 성주사고의 실록은 전란 중에 소실되었으나 전주사고의 실록만이 지역민들이 사력을 다해 수호한 결과 온전히 보존될 수 있었습니다. 전주는 역사지킴이의 고장입니다.
왜란이 끝난 후 전주사고본을 저본으로 실록을 다시 출판하여 조선후기 5대사고(춘추관, 정족산사고, 오대산사고, 태백산사고, 적상산사고)에 봉안하였습니다. 전주사고본 『조선왕조실록』은 임진왜란 후 강화도 정족산 사고에 보관되었다가 현재는 서울대 규장각에 소장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