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 - 전주다움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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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꽃과 나무도 심었다. 업소밖에 없었던 공간에 카페와 식
                                                               당이 하나둘 들어서며 찾는 사람들의 발길도 잦아졌다.
                                                               이런 선미촌 변화의 중심에는 무엇보다 주민과 지역 예술가
                                                               들의 힘이 컸다. 주민들은 2018년 5월 선미촌 문화기획단을

                                                               발족하고, 주민들과 함께 동네잔치와 마을 장터를 열었다.
                                                               주민들이 직접 재배한 식물을 구매하고, 음식을 맛보고, 청
                                                               년 작가들의 공예품을 사고 팔면서 마을에 활기와 온기가
                                                               채워졌다. 2020년 1월 마을사 박물관인 ‘노송늬우스 박물관’

                                                               이 문을 열었고, 주민과 예술가가 서노송 예술촌 변화의 중
                                                               심이 되어 가는 과정에서 올해 1월에는 마을관리협동조합
                                                               ‘인디’가 설립되었다. 이처럼 선미촌 문화 재생은 주민과 예술
            다. ‘자발적 성매매에 왜 공적 자금을 쓰느냐’는 반발도 만만                 가들이 직접 단체를 만들어 주도한다는 점에서 다른 도시재

            치 않았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끊임없는 소통과 설득                   생과 차원을 달리한다.
            으로 결국 2017년 3명, 2018년 9명, 2019년 6명, 2020년 20
            명이 선미촌을 벗어나 사회로 돌아왔다. 현재 38명의 여성                   다시 보고 새로 쓰다
            이 생계비와 주거비, 직업훈련비 등 자립지원금을 받고 있다.                  서노송 예술촌의 변신은 계속되고 있다. 6호점으로 매입한

            2014년 49곳(88명 종사)이던 업소가 2021년에는 4곳(5명 종            서로돌봄플랫폼은 2022년까지 노인 교실, 작은도서관 등 주
            사)으로 줄었다. 어둡고 음침했던 성매매 거리에서 문화예술                   민 생활 거점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또 7호점은 예술협
            골목으로 탈바꿈한 이곳은 이제 서노송 예술촌으로 불린다.                    업창작지원센터로 조성해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할 것
                                                               이다. 시민과 예술가들이 운영하는 팝업스토어(반짝 가게)도

            주민과 예술가들이 만들어 가는 서노송 예술촌                           6월에 문을 열었다. 서노송 예술촌 여행길(여성이 행복한 길)
            전주시는 처음 여성들과 주민들이 쉴 수 있는 녹지 공간, 인                  조성을 위한 팝업스토어는 올해 12월까지 진행되는 리빙랩
            권·문화예술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2016년과 2017년 선미                 지원사업으로 빈 업소를 임대하여 전시와 판매, 체험 등이 이
            촌 내 건물 5개소를 매입했다. 매입 1호점에서는 주민들을                   뤄진다. 동남아 전통음식점, 팝업갤러리, 아트굿즈 판매점 등

            위한 시티가든, 기억 공간을 조성하고 여성 예술가 작품 전                   을 만날 수 있고, 요리 강습과 한지공예체험 등이 가능하다.
            시회를 열었다. 선미촌 최초의 전시회였다.                            문화와 예술, 인권이 꽃피는 공간으로 시민들에게 서서히 문
            두 번째 매입한 공간은 문화예술인들이 전시와 공연장으로                     을 열고 있는 서노송 예술촌. 선미촌은 민간 자본 개발 방식
            활용할 수 있는 문화예술복합공간 ‘뜻밖의 미술관’이 되었고,                  이 아닌 시민들에 의해 점진적으로 기능을 전환하면서 전국

            세 번째 매입한 공간은 환경부 국가 예산을 확보해 새활용                    적인 관심을 끌었고, 2015년 선미촌 민관협의회가 지속발전
            문화와 산업을 키우기 위한 복합문화시설 전주새활용센터                      공모전 대통령상을 받았고 2019년에는 유네스코 지속가능
            ‘다시봄’으로 재탄생했다. 또 한 곳은 ‘물결서사’라는 예술가들                발전 도시로 인증 받는 성과도 이뤘다. 2018년 이후 현장시
            이 운영하는 책방이 되었다. 2018년 시가 매입한 다섯 번째                 청을 찾아온 기관만 해도 약 125여 개에 이른다.

            공간인 ‘선미촌 5호점’에서 선미촌 아카이브 전시회가 열렸고,                 가장 아픈 곳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있는 서노송
            이후 이 공간은 대한민국 1호 소통 협력공간인 ‘성평등 전주’                 예술촌은 이제 ‘다시 보고 새로 쓰다’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가 되었다. 성매매 집결지라는 어둡고 폐쇄적인 공간을 안전                   내걸고, ‘인권과 평화’를 담은 지속 가능한 공동체로서 새로
            하고 평화로운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380m 도로를 곡선화                   운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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