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 - flower jeou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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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부_ 우수
                                            꽃심을 만난 건 행운이다


                                                            오경삼·전라북도 익산





















           입추(立秋) 문을 열고 처서(處暑)를 들였더니 벌써부터 하늘은 파랗게 솟아 청
          량하기 그지없고 습하였던 공기는 솜이불처럼 보송하다. 더위를 견딘 만물이 열

          매로 보답하고 무뎌졌던 몸과 맘은 광야를 질주하는 야생마의 갈기를 부여잡는다.

           이런 날, 하늘이 주신 이 아름다운 날, 방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행장(行裝)
          을 물끄러미 바라만 보노라니 못 할 짓이 아닐런가.
           마음은 고개 너머 저만치 마중 나가 있고 몸뚱이는 아직 정하지 못한 목적지

          사이를 오가는 중이다. 해는 이미 새벽빛의 허물을 벗어 던지고 홍시처럼 싱그럽

          게 피어나 주홍빛 네 잎 클로버가 되었다. 왠지 행운이 따를 것 같다. 그래, 동쪽
          으로 길을 나선다.
           가다 보면 수없이 마주하는 인연들…. 여행에 인연이 없다면 적막하기 그지없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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