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 - 마을동화책(내 비밀은 이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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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남동 하늘의 별들은 모두 연필 소리를 내며 뜰 것만 같았어요.
“이것아, 너 죽고 나 죽자아~!”
아래층에서 들리는 소리에 미혜가 눈을 떴어요. 아직 어두운 것 이 밤인지 새벽인지 구분이 안 갔답니다.
‘차라리 잊으리라 맹세~하건만~’노랫소리가 나오는 걸 보면 아 침인지도 모르겠어요.
“아버지, 그 사람 그런 사람 아니에요.”
“내가 우세스러워 고개를 못 들고 다니겄어. 어디 사람이 없어 홀애비를.......”
미혜가 승환이가 준 쪽지를 손에 꼭 쥐고 아래층으로 내려갔어 요. 숙희 이모가 꿇어 엎드려 울고 있고, 할아버지가 숙희 이모의 등짝을 후려치고 있었어요.
“너 그럴 거면 공장 일이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들어 앉아 있어! 내가 얼른 죽어버리든가 해야지. 살어서 뭔 꼴을 더 보겠다고. 해 필이믄 지 마누라 병들어 죽은 지 일 년도 안 되는 놈허고.......”
“그 사람이 죽인 것도 아닌데 왜들 그러세요? 우리가 뭘 잘못 했 는데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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