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 - 승암산올빼미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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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자식. 즈그 삼촌이 젓갈 줬담서 나더러 젓갈 맛도 모르는 놈 이라고 놀려서 그랬다.”
기철이는 한철이와의 오목대 싸움에서 졌다는 것에 창피함 반, 억 울함 반으로 주먹을 부르르 떨었던 것 같습니다.
“나 말이다. 승암산 올빼미 보고 왔다.” 종남이가 기철이에게 말했어요.
“나도 같이 갔어.”
종원이가 질세라 냉큼 내질렀어요. “뭐?”
놀라서 쳐다보는 기철이 눈을 보고 처음으로 종남이도 자신감이 생 겼지요. 그 순간 기철이의 입가에 피식, 웃음이 머금어졌어요.
“사실은... 거짓말이었다. 내가 혼자 승암산 올빼미 봤다는 거.” 기철이는 고백하듯 말을 던져놓고 집 쪽으로 멀어져갔어요.
기철이네는 증기기관차가 지나가면서 떨어뜨린 석탄을 주워다 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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