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 - 승암산올빼미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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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만마을 옆 이목대는 산세가 산에서 호랑이가 내려오는 모습을 하 고 있다고 했어요. 어른들 얘기로는 일제 강점기 때 그 아래 철길이 만들어지면서 육교가 생겨난 거라고 해요.
이씨 조선의 맥을 끊기 위해 일본이 이곳에 철길을 놓았다는데요. 풍수적으로 보면 호랑이가 앞발을 내딛은 자리에 철길이 놓이는 바 람에 호랑이 앞 발등 위쪽이 잘린 형국이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희순이네도 그 무렵부터 가세가 기울었다는 얘기도 있어요.
어쨌든 그 육교를 건너오는 희순이가 보였어요. 희순이가 다가오자 코피가 터지고 윗입술이 까진 기철이는 냉큼 쌍샘 쪽으로 달아나버 리는 것이었어요.
“와아아아~ 한철이가 기철이를 이겼다아~!”
아이들 함성소리가 들렸어요. 종남이는 무심한 듯 잠자코 서서 기 철이가 내려간 곳을 바라보고 서 있는 희순이를 보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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