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 - flower jeouju
P. 20

내가 태어나 100일이 되었을 적 엄마는 백일떡을 해서 경로당 어르신들께

            돌렸다고 한다.
              그때 어떤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엄마가 받지 않겠다는데도 아이가 이쁘게

            컸으면 좋겠다며 천원을 주셨다고 한다. 이런 것이 바로 대동의 정신이 아닐까

            싶다.
              전주사람들은 예전부터 좋은 일이든 궂은 일이든 이웃과 삶을 나누려는 문

            화를 가지고 있었고 우리 가족과 경로당 어르신들도 생활에서 이러한 대동의

            정신을 실천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말을 통해 그 사람의 생각이나 삶이 드러나는데, 대동의 정신을 대표

            하는 전주말 ‘아심찮네’는 전주사람들의 정이 묻어나는 고마움의 표현이라고
            했다. 나도 전주사람으로서 내일부터라도 도움을 받은 친구에게 “참, 아심찮

            네”라는 말을 건네고 그 단어의 뜻에 대해서 설명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어렷을적 엄마가 들려준 춘향가를 곧잘 따라 부르곤 해서 그 음과 가

            사를 아직도 정확히 기억한다. 7살 내 여동생도 내가 부르는 소리를 듣고 따

            라 부르곤 한다.

              “사랑, 사랑이야, 내 사랑이야 어화 둥둥 내 사랑이야”로 시작하는 춘향가는

            가요와는 다르게 재미난 가락과 내용으로 내 귀에 쏙쏙 들어왔다.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판소리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관객의 취임새라는

            것이다. 관객의 취임새에 소리꾼이 힘을 얻어 노래를 하고 또 노랫소리에 관객

            이 저절로 신명이 나서 취임새를 한다. 전주에는 매년 전주대사습놀이가 열릴


            20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